
7월의 마지막 수요일이었던 지난 7월 29일, 매달 찾아오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여의도에 새롭게 오픈한 퐁피두 센터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성인 기준 입장료가 28,000원이라 살짝 부담스러운 가격대인데, 문화의 날 특가로 50% 할인된 14,000원에 관람할 수 있었거든요! 무더운 여름날 실내 데이트나 문화생활로 이만한 선택이 없겠다 싶어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참고로 문화의 날에는 인터넷 예매가 불가능하고, 현장발권만 가능하다는 점 기억해 두세요.
1. 오전 10시 10분 도착, 눈치싸움 성공의 비결은 '선 식사 후 관람'!
오전 10시 10분쯤 현장에 도착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인파를 보고 경악했습니다. 방학 시즌인 데다 무더위를 피해 실내로 나온 사람들, 그리고 문화의 날 할인 소식을 듣고 온 방문객들이 몰려 있었거든요. 이 상태로 줄을 서서 들어가면 관람하기도 전에 지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선택한 전략은 바로 '일단 밥부터 먹자!'였습니다.
이 선택이 그날 하루를 좌우한 최고의 신의 한 수가 될 줄은 몰랐네요. 사실 집에서 8시 50분에 출발해서 아침을 못 먹고 갔었거든요. 길게 늘어선 줄을 보자마자 바로 브런치를 먹기 위해 식당가에 자리를 잡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겼습니다. 12시가 다가오고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되자 식당가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기 시작했는데요, 저희는 이미 식사를 다 마친 상태라 느긋하게 관람하러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전시장에 입장을 하러 갔는데, 신기하게도 대기 줄이 대폭 줄어있었습니다. 앞에 10명 정도만 서 있어서 거의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남들 밥 먹으러 갈 때 들어가고, 남들 관람할 때 먼저 먹는 전략! 문화의 날 방문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동선 팁입니다.
2. 붐빌 줄 알았는데 쾌적했던 내부, 파리 본관과 비교해 보니?
사실 예전에 프랑스 파리에서 2주간 여행했을 때, 파리 퐁피두 센터에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살면서 여기 또 언제 와보겠어'라는 마음으로, 관광일정 사이에 파리의 여러 미술관들의 방문 일정을 잡아서,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더랬죠. 그러다 보니, 퐁피두는 루브르나 오르세, 오랑주리 같은 곳들에게 좀 밀려서 한껏 지친 상태로 갔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일까요? 제 기억에는 파리 본관은 너무나 넓게 느껴졌고, 너무 힘들어서, 나 현대미술하고 안 맞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날이 최고로 힘든 날이었던 것 같아요. 에스컬레이터가 보기엔 특이한데, 많이 덥구나~라고 느꼈던 기억.
그런데 여의도 퐁피두 센터는 파리에서의 기억과 달리 훨씬 가깝고 접근성이 좋은 데다, 줄도 거의 안 서고 들어갈 수 있어서 시작부터 마음이 참 편안했습니다. 넓은데 아늑한 느낌? 편안한 조명이 한 몫한 것 같아요.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기 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볼 수 있으려나 걱정했었는데요. 막상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전혀 북적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원하는 작품 바로 앞에서 충분히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고, 여유롭게 인증숏까지 찍을 공간과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문화의 날 특성상 도슨트 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큐비즘 작품이 전시 중인데요,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함께 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여유로운 동선 덕분에 작품 그 자체에 온전히 몰입하며 자유롭게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작품해설도 잘 적혀있어서 꼼꼼히 읽어본다면 작품이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3. 총 관람 시간 1.5시간, 개학 후 재방문 의사 200%!
새로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건물 외관부터 내부 시설까지 정말 깔끔하고 감각적이었습니다. 모던하고 예쁜 건축물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도 한몫했는데요, 전체적으로 시설 관리나 동선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전반적인 관람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방문한 날이 한여름 폭염에 방학 기간까지 겹치다 보니 전반적인 방문객 수는 많은 편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핵심 작품 위주로 둘러보며 약 1시간 30분 정도 관람을 진행했습니다.
약간의 아쉬움은 남지만, 그렇기에 다음 방문이 더 기대되기도 합니다. 방학이 끝나고 학생들이 개학하고 나면, 평일 조용한 시간대에 다시 한번 방문해 볼 생각이에요. 그때는 꼭 도슨트 해설 시간 맞춰서 방문해서 작품 하나하나 깊이 있게 감상하며 더 오래 머물다 오고 싶네요.
여름철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문화생활을 찾고 계신다면, 여의도 퐁피두 센터를 꼭 한번 들러보세요. 문화의 날 50% 할인 기회도 놓치지 마시고, '선 식사 후 관람' 꿀팁도 꼭 적용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