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편리한 주차 뒤에 숨겨진 동선과 찜통 같았던 진입로
오늘도 어김없이 연일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폭염의 연속이었다. 덥다고 계속 찬 것만 찾다 보니 오히려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죽전에 있는 바지락칼국수 집으로 향했다. 부산에서 수지로 이사 온 후에 칼국수집은 많은데, 의외로 바지락칼국수 집이 잘 없어서 가끔 바지락칼국수가 생각나는 날이면 죽전에 있는 오대오칼국수에 간다. 기왕에 블로그를 시작했으니, 오대오칼국수 근처에 가볼 만한 곳이 없을까 검색하다가, 실내에서 시원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용인의 명소라는 '아르피아 타워'에 가보기로 했다. 용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고 해서 기대를 품고 출발했다. 정확한 위치는 죽전 아르피아 스포츠센터/포은아트홀 부지 내에 위치해 있어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기에는 접근성이 꽤 훌륭했다. 주차장 규모도 넓고 쾌적해서 주차 자체는 아주 편하게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시작은 딱 여기까지였다.
주차를 마치고 전망대로 향하는 동선부터 난관이 시작되었다. 내가 주차한 곳은 포은아트센터. 그러나 타워는 아르피아. 같은 듯 다른 건물이라, 바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1층으로 올라가서 건물 밖으로 나가서 건물을 끼고 한 바퀴 돌아서 옆 건물로 들어가야만 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 이미 진이 빠지기 시작했다. 도착한 건물 내부는 찜통 그 자체였다. 건물 자체 냉방을 하지 않더라는... 시원한 실내 피서를 기대하고 들어선 건물 첫인상부터 덥고 습한 공기가 가득해 불안감이 엄습했다.
2. 온실 효과로 사우나가 따로 없었던 4층 전망대의 현실
땀을 뻘뻘 흘리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아르피아 타워 전망대는 안내상 표기로는 4층이지만, 실제 높이는 약 106m에 달해 일반 아파트 30~40층 높이에 육박할 정도로 굉장히 높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들어선 전망대는 전면이 통유리로 개방되어 있어서 시원하게 뚫린 도로와 용인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뷰를 자랑하긴 했다. 하지만 감탄도 잠시, 경치를 즐길 여유 따위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한여름 강렬한 햇빛이 전면 통유리를 통해 그대로 들이 쬐면서 전망대 내부 전체가 마치 거대한 온실처럼 열기를 흡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4층은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지만 실내 온도는 거의 찜질방 사우나 수준이었다. 높은 고도에 통유리 온실 효과까지 더해지니 숨 막히는 열기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시원하게 확 트인 풍경은 눈에 들어왔지만, 이 더위 속에서 가만히 서서 감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런 환경에서 하루 종일 근무하고 계신 현장 직원이 진심으로 존경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현재 오후 시간대에 미디어 갤러리 전시도 진행 중이었지만,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아니었다. 이미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오며 지친 데다 사우나 같은 타워 내부에 들어서니 도저히 오래 머물 수 없어 겨우 사진 몇 장만 부랴부랴 찍고 곧바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3. 잘못된 블로그 정보에 속지 마세요! 한여름 방문은 비추천
사실 내가 오늘 아르피아 타워를 찾았던 가장 큰 이유는 가기 전 찾아본 여러 블로그와 인터넷 정보들 때문이었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실내에서 도시 전경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피서지',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쾌적한 전망대' 같은 찬사 가득한 후기들을 입수하고 간 것이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본 결과, 적어도 35도가 넘는 한여름 폭염 한낮 시즌만큼은 해당 정보들이 완전히 틀렸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나처럼 잘못된 후기만 믿고 피서를 기대하며 찾아왔다가 당황스러운 사우나 체험을 하고 돌아간 방문객들을 몇 명 마주치기도 했다.
물론 날씨가 선선한 봄이나 가을, 혹은 해가 진 뒤 야경을 보러 방문한다면 무료로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는 훌륭한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주차도 편리하고 탁 트인 뷰 자체는 훌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리창으로 직사광선이 쏟아지는 한여름 낮 시간대만큼은 피하는 것을 강력히 권한다. 혹시라도 여름철 실내 데이트나 시원한 피서 공간을 찾아 아르피아 타워를 검색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블로그의 '시원한 실내'라는 말에 속지 마시고 날씨가 조금 풀린 뒤에 방문하시길 바란다. 오늘 하루는 시원한 피서 대신 얼떨결에 매운맛 찜질을 제대로 하고 온 잊지 못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