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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주말 오전 풍경 (feat.무료주차)

by 럭키쏜 2026. 7. 26.

나른한 일요일 오전엔 남대문시장

주말이면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멀리 갈 수 없을 땐 남대문시장만 한 곳도 없다. 특히 일요일 오전 11시. 남대문시장은 이제 막 하루를 시작하며 기지개를 켜는 시간이다.

이날도 차를 가지고 나섰는데,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오니 11시쯤이었다. 아직 가판대가 전부 펼쳐지지 않은 곳도 있고, 방문객도 아주 많지는 않아 비교적 여유롭게 골목골목을 둘러볼 수 있었다. 복잡하기로 소문난 남대문시장의 한가로운 오전 풍경을 즐기는 것은 일찍 서두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남대문시장의 명물인 호떡집이었다. 갓 튀겨내 노릇노릇하고 바삭한 호떡 한 입에 살얼음 동동 뜬 시원한 식혜 한 잔을 곁들이니, 입안 가득 달콤함과 시원함이 퍼지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려주었다.

배를 간단히 채운 뒤 본격적인 생필품과 옷 쇼핑에 나섰다. 남대문시장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보물섬' 같다. 먼저 소소하게 필요했던 욕실용품 코너에 들러 귀여운 샤워 캡과 보들보들한 샤워 타월을 챙기고, 선물용으로 작은 손가방도 하나 샀다. 시장 특유의 정겨운 흥정 속에서 물건을 사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이날 쇼핑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옷 구경'이었다. 남대문시장 옷이 저렴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날따라 더위 때문인지 손님이 많지 않았다. 덕분에 가는 곳마다 사장님들이 마수걸이라며 할인에 할인을 더해 엄청나게 깎아주셨다.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데다 원단 질감이나 감촉이 너무 좋아서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이라니!' 하고 눈이 번쩍 뜨였다. 결국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누가 보면 보따리장사라도 하는 사람처럼 옷을 쓸어 담아버렸다. '음... 괜찮아, 난 오늘 재래시장과 지역 경제를 살린 거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예상에 없던 지출이었지만, 집에 돌아와 펴보아도 전혀 후회가 없을 만큼 대만족스러운 득템이었다.

아쉬운 휴식 공간

이것저것 신나게 먹고 구경하고, 양손 가득 짐을 들고 골목을 누비다 보니 서서히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남대문시장의 유일한 아쉬움이라면 다리를 뻗고 앉아 편하게 쉴 만한 휴식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장을 보고 나서 갈치조림이나 회정식 같은 걸 느긋하게 먹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줄을 서지 않으면 호떡 하나, 튀김 한 조각 먹기 힘든 곳이 되어버렸다. 다리가 묵직해질 때쯤 다행히 시장 한구석에서 정말 자그마한 커피숍을 발견했다. 좁은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숨을 돌리는데, 그 소소한 휴식이 어찌나 달콤하던지 모른다.

오늘의 원래 계획은 쇼핑을 마치고 좀 멀더라도 명동칼국수까지 걸어가 칼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돌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몇 바퀴나 돈 터라 더 이상 걸어갈 힘이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결국 차가 있는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세계백화점 주차 꿀팁 & 파리크라상의 2차전

남대문시장에 올 때마다 내가 애용하는 무료 주차 꿀팁은 바로 신세계백화점 앱을 활용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앱만 있으면 무료 주차 3시간 쿠폰이 제공되어 복잡하고 주차비 비싼 남대문 근처에서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날도 10시 30분이 조금 넘어서 들어왔는데,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주차장이 꽤 여유가 있었다. 아마 오전에 교회에 가시는 분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쇼핑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주차장이 이미 만차였고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도 대단했다. 일요일 남대문시장에 차를 가져온다면 무조건 오전 일찍 서두르는 것을 추천한다.

쇼핑을 너무 과하게 한 탓에, 커다란 검정 비닐봉지를 양손에 짊어지고 백화점으로 들어가려니 살짝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얼른 차에 짐부터 내려놓고 다시 백화점 지하 식품관으로 향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려는데 유명 베이커리인 파리크라상의 고소한 빵 냄새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빵 가격을 확인하니 시장 물가에 익숙해진 눈에는 다소 '사악하다' 싶을 정도로 비싸서 순간 흠칫했다. 하지만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외면할 수 없어 돌 오븐 바닐라 슈를 비롯해 몇 가지 대표 빵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 맛본 빵은 비싼 가격이 단번에 이해될 만큼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이 가득해 입안에서 녹아내렸다.

알뜰한 무료 주차 꿀팁으로 시작해 갓 튀긴 호떡과 식혜의 달콤함, 보따리장사 수준의 득템이 준 손맛,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디저트까지! 비록 다리는 퉁퉁 붓고 체력은 방전되었지만 그야말로 완벽하고 알찬 일요일이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가득했던 남대문시장 나들이, 조만간 체력을 제대로 충전해서 못 먹고 온 칼국수를 먹으러 다시 한번 떠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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